문화생활/티빙(tving) ・2022. 12. 13.

티빙 애니메이션 스파이 패밀리, 가족연기로 시작해서 가족이 되는 이야기

모티브(motif)가 되는 첩보전과 가족애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두 나라가 전쟁을 하면 무조건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나라가 이득이 되는 현대의 대치 상황에서는 무분별하게 전쟁을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음지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첩보전을 통해서 전쟁을 대신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는 이야기인데요.

 

스파이 패밀리는 서쪽 나라의 스파이 '황혼'이 동쪽 나라에서 활동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코미디 요소가 많은 작품이어서 가볍고 재밌게 볼 수가 있으면서 이익을 위해서 타인을 속이는 것이 일상이 되어 있는 '스파이'로서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묘사하면서 보는 내내 가벼우면서 무거운 호기심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본식 유머 중에서 몇 가지가 한국 시청자에게 미지근하게 다가 올 수가 있으나, 오랜 시간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여서 애니메이션의 묘사에서 한국과 일본의 정서가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들도 많기 때문에 재밌게 시청 할 수가 있었습니다.

비장한 어조로 덤덤하게 나레이션을 하는 문장이 있는데요.

"사람들은 누구나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자신을 가지고 있다. 친구에게도, 연인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도. 잘 포장한 웃음이나 허세로 본심을 감추고 본성을 감추며, 그렇게 해서 세계는 위장된 평온을 이어가고 있다."

 

이 문장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스파이처럼 거짓된 연기를 통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각자의 이익을 위한 '위장된 평온'이 '진실된 평온'으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과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작품을 써 내려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에서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이상적인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는 독자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캐릭터 설정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다양한 성(姓)씨가 있습니다. 친하지 않은 사람이 성(姓)씨 대신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는 개념이 있을 정도입니다. 아직까지 '명문 가문' 이라는 개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명문가문을 가려서 받는 학교가 작품에 등장하는데요. 통일 신라부터 오랜 시간 통합되어 살아왔던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일본은 여러 세력들이 비교적 최근에 통일된 상태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장단점은 있을 겁니다.

 

매력적인 일가가 많이 등장하지만, 주인공 가문으로 '포저' 일가가 있습니다. 스파이 가문 답게 만들어낸 가문입니다.

작중 주인공은 코드네임 '황혼'으로서 '로이드 포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매우 우수한 스파이로서, 가족을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데스몬드 가문의 '도노반'에게 접근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노반은 국가 통일당 총재이자 데스몬드 그룹의 총수로서 동쪽나라와 서쪽 나라의 평화를 위협하는 인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도노반은 의심이 많은 인물이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으며, 설령 접근해서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발생되는 혼란을 통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코드네임 '황혼'은 도노반에게 친밀하게 접근해서 그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서 가족을 만들게 됩니다.

포저 일가에서 딸 역할로는 아냐 포저가 있습니다. '황혼'이 고아원에서 데려온 인물로서 텔레파시가 가능한 비밀 실험체 였습니다. 그녀는 아빠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황혼'과 엄마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요르 포저'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기 때문에 작품을 보는 독자에게 진심에 대한 이야기를 귀여운 매력으로 들려주는 캐릭터입니다.

아냐 포저는 스파이 활동이 실패하면 가족 관계가 해체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스파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텔레파시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황혼'을 포함한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엄마 역할의 '요르 포저'는 암살자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베를린트 시청에서 근무하는 하급 공무원이지만, 본모습은 살인 청부업 조직 '가든'의 유능한 암살자입니다. 요르 포저는 자신의 직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가짜 가족이 필요했는데요. 그러한 이익 관계가 '황혼'과 맞았기 때문에 가족을 형성하게 됩니다. 물론, 황혼은 그녀가 암살자라는 사실을 모르며 그녀도 황혼이 스파이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가짜 가족이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스토리

스파이 패밀리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입니다. 서로를 철저하게 속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짓된 사이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현재 개인적으로 정주행 중인데요. 의외로 재미가 있는 편이어서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티빙에서 볼 수가 있으며, 유명한 애니메이션이어서 아마도 다른 플랫폼에서도 볼 수가 있는 곳이 많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