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tech/게임 ・2023. 1. 7.

위쳐3 블러드 앤 와인 엔딩 후 리뷰, 새로운 배경에서 풀어나가는 잔혹동화

위쳐 3의 두 가지 확장팩까지 모두 끝내고 대부분의 콘텐츠들은 다 확인을 해봤기 때문에 마무리 리뷰를 적어두고 있습니다. 나온 지 오래된 게임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대규모 패치를 통해서 한국어 더빙이 추가되면서 제대로 플레이를 해봤는데요.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하츠 오브 스톤을 먼저 플레이하고, 블러드 앤 와인을 플레이하는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블러드 앤 와인은 하츠 오브 스톤과는 다르게 기존에 있는 북부지역 맵을 활용하지 않고, 남부지역의 투생이라는 신규 지역에서 시작됩니다.

하츠 오브 스톤은 악마나 유령, 폐가 등의 심령적 공포가 가미된 스토리와 사랑과 배신 등의 요소들, 악마와의 계약 같은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무난하기는 했지만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같은 다른 게임들에서 보던 것과 특별하게 다르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영혼이 없는 사람이라는 묘사가 하츠 오브 스톤 스토리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요. 감정을 잃게 되는 동기에 있어서 악마와의 계약을 토대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범죄를 옹호하는 방향의 해석에 관한 마무리를 전적으로 유저에게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츠 오브 스톤보다도 블러드 앤 와인을 더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

잔혹동화를 모티브로 만든 이야기, 블러드 앤 와인

위쳐 3 블러드 앤 와인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유럽 사람들이 공감할 수가 있는 옛날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래 동화 정도의 이야기들입니다. 기사와 포도주, 공주의 세력 다툼이나 기사가 괴물을 처치하는 서사, 뱀파이어와 거대한 호수가 있는 궁전 같은 것들입니다. 디즈니에서 봤을 법한 유럽풍의 동화들인데요. 이러한 동화와 같은 이야기를 잔혹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기사와 포도주의 나라를 표방하는 투생 공국이지만, 닐프가드 제국의 속국으로서 자치권을 행사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현실과 기대가 어긋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투생 공국은 안나 헨리에타 여공작이 다스리고 있으며(속국이기 때문에 황제가 아닙니다.), 술에 취한 행복이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넘쳐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위쳐에 대한 반감도 없으며, 심지어 위쳐에게 기사 대우를 해주기도 합니다.

순박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투생은 위치적으로 남부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서 중요한 거점도 아닌 데다가, 닐프가드는 르다니아와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에 투생 공국은 나름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블러드 앤 와인에서 안나 헨리에타와 실비아 안나는 어린 시절에 마법의 동화책에 직접 들어가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 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요. 둘 모두 이야기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해결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방치해둔 동화나라에서 성냥팔이 소녀는 담배를 팔고 있고, 라푼젤은 결국 왕자가 구하러 오지 않아서 목을 매달고 죽어 있으며 (왕자는 탑을 오르는 과정에서 낙사했습니다.), 곰 세 마리는 사람을 요리해서 식사를 하고 낮잠을 자고 있는 데다가, 빨간 모자 동화의 주인공 소녀와 사냥꾼은 늑대에게 살해당해서 우물에 버려졌습니다. 실비아에게 오랜만이라는 양치기소년의 말처럼, 투생 공국은 질서와 책임감이 넘치는 나라처럼 보이지만, 내부 상황을 알게 되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투생 공국은 뱀파이어의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고 멸망 위기까지 몰리게 됩니다. 위쳐와 그의 친구 고위 뱀파이어 레지스는 이번 문제도 해결하게 됩니다.

 

난도가 있지만, 알고 보면 간단한 최종보스

마지막 보스로 등장하는 디틀라프라는 뱀파이어는 공략 없이 클리어하기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패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되는데요.

 

총 3 페이즈까지 있으며, 2 페이즈가 문제입니다. 1 페이즈는 피하고 등 뒤를 때리는 방식으로 클리어하면 간단하게 해결이 됩니다. 2 페이즈는 날개 달린 뱀파이어로 변신한 디틀라프가 공중에서 박쥐를 모으는데요. 박쥐가 위로 올라갔을 때 스페이스바로 옆으로 피하셔야 됩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풀피 기준으로 약 70~80% 정도의 HP가 사라집니다.

이후에 내려찍는 패턴을 하는데요. 이 패턴을 피하고 접근해서 2~3번 속공으로 때리고 대시로 빠져나오는 식으로 반복하면 클리어할 수가 있습니다. 3 페이즈는 적당히 피하면서 알만 파괴하면 됩니다. 한 번이라도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해외 평가나 국내 평가 모두 좋은 게임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90시간 정도 플레이 하면서, 나쁘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나름 하우징 시스템이나 약초를 키우는 생활 콘텐츠를 도전해본 것도 의미가 있었으며, 신규 파밍으로 추가된 돌연변이체 콘텐츠도 나쁘지 않았지만 확장팩이 하나는 더 있어야 깔끔하게 마무리될 것 같은 게임이기는 했습니다. 돌연변이체를 제대로 사용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위쳐 3은 전 세계적으로 RPG 게임에 큰 영향을 준 대작 게임으로 분류되는 만큼 고전게임이기는 하지만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스팀에서 세일할 때 6000~7000원 정도에 확장팩까지 구입해서 플레이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물론 정가에 구입해도 제 기준으로는 돈이 아까운 게임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