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 러너 리뷰

넷플릭스를 결제하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작품은 사이버펑크 게임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고 하더라도 넷플릭스를 결제하셨다면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취향에 따라서 다를 수가 있겠지만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미국 느낌의 카툰 스타일과 일본 특유의 애니메이션이 적당하게 결합된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배경은 CD PROJEKT 의 사이버펑크 2077 게임입니다.

단순해보이는 이야기를 다양한 욕망의 표출에 초점을 맞춰서 만든 매우 자극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조합하고 있는 특이한 작품입니다. 다만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어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엣지 러너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적어두겠습니다.

인간을 개조하는 시대, 초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

초거대 기업들의 경쟁이 주력이 되는 디스토피아 세상에서는 인류는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기계 장치를 몸에 이식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약육강식의 세상이 유지되고 있으며, 돈이 없으면 인간의 기본권 같은 것은 사라진 지 오래됐습니다.

특히 임플란트(사이버웨어 수술/ 기계이식)를 통해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행동들은 인간의 진화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계이식 비용도 비싸지만, 극단적으로 이식하게 되면 이로 인해서 발생되는 부작용으로 정신병적 불안 상태나 인격장애, 심지어 환각이나 환청 등을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부작용이 심해지면 이들은 이성을 상실하며 극단적인 폭력적 상태가 되는데요. 이 상태를 사이버 사이코 혹은 사이버 사이코시스라고 합니다. 엣지 러너에서 주인공이 경험하게 되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약을 주사해야 그나마 견딜 수가 있지만, 약도 완전히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사이버웨어(크롬)를 판매하는 초거대기업들은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서, 갈등과 전쟁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누적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이버웨어에도 뚜렷한 약점이 있습니다. 네트워크망을 기본으로 작동하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계장치'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약점을 파고들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넷러너(Netrunner)는 스스로의 신경세포를 이용해서 네트워크망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기계 장치에 개입해서 전투를 하기도 하며, 중요한 정보를 해킹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넷러너가 해킹하면 기계 장치를 이식하고 있는 사람을 얼마든지 무력화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넷 내부에서도 이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살상용 바이러스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활동했던 네오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엣지러너에서 루시나 루시 쿠시나다(Lucyna "Lucy" Kushinada), 키위(Kiwi)가 넷러너 입니다. 이들의 활동은 기계장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엣지러너 기준으로 더 과거에 넷러너 레이치 바트모스의 행동으로 인해서 넷러너도 기업의 눈치를 봐야 되는 입장이 됐습니다. 물론 바트모스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 것입니다.

초기에 여러 사람들과 국가들이 자연스럽게 구축하고 사용했던 네트워크망 '퍼스트넷'이 기업들에게 장악되어서 인류를 지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했던 레이치 바트모스는 '넷' 자체를 없애버리기로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퍼스트넷에는 인간의 신경을 공격하는 통제되지 않는 AI가 날뛰는 세계가 되어 버렸고, 결과적으로 퍼스트넷에 보관하고 있던 중요한 정보의 비용만 더 비싸게 만듭니다.

 

심지어 초거대기업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블록화 인트라넷을 구축하며, 일반인들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검열을 통과해야 되는 구조로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됐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는 '퍼스트넷'에 진입해야 되는데, 진입한 넷러너 대부분은 AI에 의해서 신경이 파괴되고 뇌가 타버리게 됩니다.

이미 승자가 결정된 시대에서 초거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만큼이나 확실하게 계층이동을 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엣지러너 작중에서 주인공 데이비드 마르티네즈의 어머니 글로리아 마르티네즈는 죽은 사람의 사이버웨어를 훔치거나 장기매매를 하는 등의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모아서 아들 데이비드가 명문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명문학교를 졸업하면 기업의 사원으로 입사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바닥인생은 끝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작품에서 확인할 수가 있지만 결과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지만 말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 나이트시티를 배경으로 하는 매력적인 캐릭터

작품의 배경은 사이버펑크 2077 게임에서 구현되어 있는 '나이트시티'입니다. 이 작품은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졸작이 아닐까 해서, 나오자마자 확인하지는 않았었는데요.

시청을 해보니 게임과 별개로 나름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게임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을 제외하고 기계적인 디스토피아 세계를 표현한 작품 자체만으로 생각해보더라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