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삼체 리뷰 후기 해석, 온갖 상징들이 표현하는 미래 사회 (미중 패권과 중국 분열)

삼체는 중국의 류츠신 소설가의 작품입니다. 그는 중국을 강성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문화 대혁명을 비판했으며, 위구르족 탄압과 중국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미국과 정면으로 대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삼체 드라마의 제작진들이 류츠신 소설가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었습니다.

 

원작은 중국사람이 만들었지만 넷플릭스 드라마는 미국인과 홍콩사람이 만들었으며, 홍콩계 영국인 베네딕트 윙(황개선)이 높은 비중 출현하는 것을 봤을 때, '삼체'의 상징성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미래 해석에 관한 경쟁이 존재했음을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중국 내부의 사상적 분열이라는 매우 예민한 논쟁을 작품에서 시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삼체에서 표현되고 있는 상징성에 관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뒀습니다.

삼체가 가지는 의미

작중 삼체는 태양이 3개 있는 특이한 구조의 태양계를 의미합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SF(Science Fiction) 소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과학적 접근보다는 무엇을 상징하는지에 관한 의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삼체 드라마의 전반부는 어떤 가상현실 게임에서 문명을 발전시키는 미션을 수행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사실 그 가상현실 게임에서 구현하고 있던 문명은 삼체 태양계에 속한 행성에 살았던 삼체인(원래 모습은 당연히 인간의 모습이 아닙니다.)들이 어떻게 문명을 발전시켰는지 보여주고 있었으며, 3개의 태양이 동시에 가까워지면 행성이 불타서 문명이 사라지고, 태양이 모두 멀리 떨어지면 극한의 추위로 인해서 멸종하는 악조건 속에서 겨우 문명 발전을 이룩했기 때문에 지구인들에 비해서 문명 발전 속도가 느렸습니다.

 

하지만 지구보다 훨씬 먼저 생겼던 문명이었으므로 현재의 기준에서는 삼체인의 문명이 앞서 있지만, 그들이 지구를 침공하기 위해서 다가오는데 걸리는 400년의 시간이면 인류가 삼체인들보다 더 높은 단계의 문명에 도달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결국 삼체인들은 양자기술을 이용해서 지구인들의 문명 발전을 방해하기로 합니다. 여기서 삼체인의 문명을 지구문명처럼 보여주는 콘셉트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나라, 몽골제국, 중세유럽 등의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대인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유대인들의 주요 상징 중에 하나는 '설계자'인데요. 그 상징성의 기반이 되는 직각자와 컴퍼스는 문명 건설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삼체 외계인, 반(反) 유대주의

음모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상징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신의 눈 '전시안' 이라든지 피라미드와 태양신 전설, 그림자 정부 등의 이야기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이야기들은 아직도 살아남은 지배계층이 대를 이어서 보존하고 있던 고대 종교관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상징적인 표현 방식은 연금술 기호나 고대 유대교 신자들이 연구했던 카발라를 기초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연금술은 결과적으로 실패했으나 그때 사용했던 기호들은 지금도 심리적 표현을 하는 과정에서 상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라미드 위의 태양

이를테면 불을 상징하는 △ 표시나 태양을 상징하는 ⊙ 표시, 물을 상징하는 ▽ 표시도 종종 여러 작품들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불과 태양의 연금술 조합의 모습을 태양신의 권능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눈

작품에서는 하늘의 눈 '전시안'을 통해서 삼체 외계인들이 전쟁을 걸어오는 장면이 노골적으로 나옵니다. 전시안은 북극성을 의인화한 것이며 과학을 지배하던 사람들이 대중들에게 종교(거짓 과학 이론)를 믿게 만들면서 계층을 확실하게 나눈 것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왜곡된 사실을 자손 대대로 믿는 사람들은 실질적인 지식과 지혜를 전승받은 후손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품에서는 삼체인들이 인류의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해서 신의 존재를 믿도록 만든다는 간접적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소설가의 입장에서 종교를 이용해서 침략했던 서구열강을 비판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넷플릭스 삼체 1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면벽(面壁)자로 선택된 사울 듀랜드를 저격한 저격수의 말을 통해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삼체 외계인을 '주(主)'로서 믿고 있는 세력과 그들을 막으려는 세력의 배후는 같다는 것입니다. 즉 유대계 가문 간의 싸움에서 일반인들이 마치 '벌레(bug)'처럼 죽어버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았습니다.

상징으로 가득한 복잡한 철학적 이야기

인본주의(人本主義)를 강조하면서도 부정하며, 실존주의(實存主義)의 정서적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 같았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였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모든 신은 죽었다.'라는 표현을 통해서 존재하는 것 자체의 실존성을 이해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어떤 운명이든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해야 된다고 주장했으며 그 모든 것들은 가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운명은 선택의 연속이며 선택을 하는 능력은 인간의 자아가 존재한다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마치 여러 철학들의 충돌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실증주의(實證主義) 관점에서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지만 그것이 실제 한다고 증명되지 않았다면 거짓입니다. 즉 신을 중심으로 하는 생각도 거짓이며,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생각도 거짓입니다.

 

실증주의는 신과 인간보다 사회를 더 중요하게 봤습니다. 사회주의 개념의 토대가 되기도 했는데요. 사회학 자체가 자연계에 존재하는 과학으로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야망이 넘치고 이상적이지만 도달할 수 없는 영역에 가까웠으며 사람들을 이용하는 이론의 토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자아를 통해서 세상과 교감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그로 인해서 인간이 중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이때 인본주의(人本主義)는 이용당할 여지가 발생됩니다. 결국 사람들이 어떻게 믿는지만 알 수 있다면 그들을 원하는 곳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목동이 양을 치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무리 인간이 벌레(bug)에 비교될 정도로 초월적 존재 앞에서 나약할 뿐이지만 벌레는 끝내 살아남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부가 마무리됩니다. 심오하기는 하지만 어떤 확실한 결론도 내리지 않은 채로 끝나서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