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승리로 쟁취한 평화

개인적으로 KBS에서 준비하고 있는 50주년 특별기획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을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의 역사의 관점을 바꿔 놓을 수도 있는 중요한 사극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한국 역사는 의도적으로 고려는 폄하하고 이성계의 조선을 치켜세우는 경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일본제국 시절, 당시 정치적 관점에서 고려를 폄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으며, 그러한 교육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왔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당시 일본제국은 '신라'는 전설 속에나 있는 나라였다고 주장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일본 사람들 중에서도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힘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 나오는 드라마는 고려에 대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KOREA, 고려가 세계인들에게 각인된 사건

거란은 대체로 퉁구스계 민족과 몽골계 민족의 혼혈종족이었지만, 다양한 부족들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의 왕성은 야율씨로 스스로 고구려 계루부 고씨를 이었다고 주장했다는 기록이 무덤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초원 사람들은 당시에 가장 강력했던 궁기병을 주력으로 하는 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에도 강력한 영향을 주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유럽의 지배계층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초원사람들은 동과 서를 연결하는 소식통이기도 했는데요. 고려가 거란을 이긴 충격적인 사건은 전 세계에 퍼지게 됐으며, 고려(KOREA)라는 이름이 각인되는데 영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거란을 약소국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거란은 약한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거란은 한반도 사람들이 부르는 명칭이었으며 본래는 '키탄', '기타이'라고 불렸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페르시아나 아라비아에서는 거란을 '하타', '히타'로 불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되는 연구는 거란을 유럽과 아라비아 사람들은 '히타이트'로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히타'는 부족명이었으며, '이트'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었다고 합니다. 히타이트는 현재 튀르키예에 이르는 거대 제국이었습니다.

결국 당시 고려가 상대했던 대국 '키탄(거란)'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럽과 동아시아에 영향을 주던 거대한 국가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후에 거란은 몽골 제국의 의해서 복속됐지만, 몽골 제국이 등장하기 이전에 초원의 패권은 거란 제국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만든 작품이여서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만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고려는 거란과 오랜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 발생한 몽골 제국과의 전쟁에서 국력이 쇠퇴하면서 몽골 제국의 휘하에 들어가는 역사를 겪게 됩니다.

 

국제전쟁과 정(情) 문화

아마도 묘사되지 않겠지만 고려거란전쟁의 승리에는 고려인뿐 아니라, 고려를 도와줬던 여진족(금나라), 망한 발해의 유민 등의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동양인의 얼굴이 아니라 백인들도 있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고려거란전쟁'은 두 민족의 전쟁이 아니라 국제적 양상을 띠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용병들이 참전했으며, 가지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되는 핵심은 정(情) 문화의 등장 일 것입니다.

 

통일 신라 이후부터 발생한 같은 이익을 공유하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고려까지 이어져 왔으며, 돈을 많이 주는 편에 붙었던 용병 개념의 군대가 정(情)이 생긴 사람들과 지역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로 변화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때 생긴 문화가 현대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민족뿐 아니라, 서로 과거에 원수였던 집단들이 모였던 한반도 사람들이 지금까지 국가를 유지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KBS 고려 거란 전쟁 기획의도

위의 내용은 공식적인 기획의도입니다.

 

'세계는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알게 될 것이다.'라는 부분에서 이 드라마가 한류가 퍼지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을 소개하는 내용으로서 가치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고려인)과 자신(외국인)들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그 나라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라는 내용에서 국제적인  시각에서 제작한 드라마 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 KOREA의 근원을 고려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저는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 KOREA의 근원을 고구려로 인식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고구려(고구리) 시절에는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보다는 가문의 이권(이익권리)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더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구려도 내분으로 멸망을 맞이하게 됐던 것입니다. 하지만 고려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 정신은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극복하게 만들었으며, 근현대에 와서는 6.25 전쟁을 극복하는 동력이 됐습니다. 게다가 복잡한 동북아시아 경쟁구도 안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가 있는 작품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