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tech/게임 ・2023. 3. 16.

메이플 스토리 핵 사건, 인게임 재화의 가치 훼손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핵 관련 사건의 요점은 지나치게 오랜 시간 동안 방치 했다는 점을 토대로, 공정성 훼손으로 받아들이는 유저들이 많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은 게임을 플레이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인데 핵 정도 나온다고 해서 큰 문제인지 의문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러 게임을 플레이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이번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누구나 이해하기 편하게 적어두겠습니다.

 

인게임 재화의 현금가치

많은 분들이 게임에 많은 돈을 과금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실 겁니다. MMORPG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왜 과금을 하는 유저들이 많은지를 이해할 수가 있으며, 상위에 랭커되는 게임들의 공통적인 중요한 특징을 이해할 수가 있는데요. 많은 유저들이 과금을 하는 게임들은 공통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게임들입니다.

게임을 재밌게 즐기고 접을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템을 다른 유저에게 판매함으로써 현금을 회수하고 다른 게임으로 떠나는 유저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게임이든지 오픈이 되고 시간이 흐른 게임들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과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구입한 유저도 그 게임을 재밌게 즐기다가 마찬가지 방법으로 다른 유저에게 판매하고 게임을 떠나서 다른 게임으로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체로 100% 회수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일부는 회수가 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즉 100만 원을 과금해서 게임을 재밌게 즐기다가 80만 원 정도 회수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20만 원이 손실됐지만 그동안 100만 원 과금은 해야 플레이가 가능한 콘텐츠를 즐겼기 때문에, 20만 원 정도의 손실은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는 분들은 100만 원 과금을 중심으로 판단하시겠지만 실상은 20만 원 과금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100만 원을 과금하고 200만 원을 들고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게임에는 돈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돈과 재미의 상관관계에 관한 기준이 다릅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인게임 재화는 현금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모두가 만족스러울 수 있으면서 게임회사도 이익을 보는 방식의 운영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이해되셨다면 이번 메이플스토리에서 터진 '핵 사건'이 기존 유저들에게 어떤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을지를 이해하실 수가 있을 겁니다. 아마도 100만원을 과금하고 80만 원을 들고 떠나려는 유저들이 20만 원만 들고 떠나야 되는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인게임에서 시간을 사용하면서 아이템을 파밍 했던 경쟁 대상이 '메크로' 였다는 점이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게임에서 돈을 회수하려는 것이 불법이 아닌지에 관해서 의문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업으로 하지 않는 기준에 해당할 경우 합법입니다. 게다가 직거래는 정부 전산망에서 거래의 개념이 아니라 증여의 개념으로 적용됩니다.

결과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MMO RPG 생태는 과금을 많이 하는 유저들과 그 과금을 많이 하는 유저에게 저렴하게 아이템을 판매하는 유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가 재밌어서 게임을 꾸준하게 플레이 하는 유저들도 있겠지만 그동안 쌓아올린 현금 가치 때문에 꾸준하게 플레이 했던 유저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메이플스토리의 인기가 하락하는 것은 마치 구입한 주식이 하락장을 맞이 하는 것과 비슷한 체감 일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서비스종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추가로 적어두지 않아도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흥미로운 MMORPG 생태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조작 사건이 이슈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그 사건과 이번 핵을 잡지 않은 사건은 차이가 있습니다. 핵이나 매크로의 상대는 상위 과금러가 아니라 과금러에게 아이템을 판매하는 포지션에 있는 유저들입니다. 이들은 메이플스토리에 오랜 시간 체류 함으로써 해당 게임이 게임 순위 상단에 위치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은 대체로 과금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필요 없게 보일 수도 있으나,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게임이 더 잘 되기를 바라고 있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자발적 GM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과금을 많이 하지 않는 무과금 혹은 소과금 유저들이 대규모로 이탈하면 과금 유저들도 거의 진입하지 않습니다. 결국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은 많은 사람들과 게임을 플레이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유저가 떠난 게임은 유령도시와 같아서 누구도 진입하기를 망설이는 게임이 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최고의 아이템을 자랑하고 싶은데 혼자만 있는 게임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메이플 핵 사건은 과거의 어떤 사건보다도 치명적으로 작용될 수가 있습니다. 인게임 재화의 가치 폭락으로 연결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괜찮은 게임을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메이플 난민이 향하게 될 게임으로 선택받을 수 있도록 여러 게임사들이 경쟁하게 될 것 같은데요.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 이번 사건으로 앞으로 나오게 될 게임의 시스템이 더 견고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