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성크리처 후기 리뷰, 일본제국의 비밀실험

독일과 일본 의학발전의 이면에는 인간을 이용한 실험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한국이나 유럽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지만, 상당히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특별히 알려주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성크리처는 마루타 실험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만주를 포함해서 한반도와 중국, 동남아, 러시아 등에서 인류의 유전자 샘플을 수집하기 위한 목적과 의학기술을 개발한다는 명목하에 자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을 포함해서 다양한 인종들이 실험 대상으로 사용됐습니다.

 

※ 경성크리처에는 매우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사람의 뇌가 보이도록 머리를 잘라둔 장면과 같은 묘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심신이 미약하거나 깜짝 놀라면 건강에 좋지 않은 분들은 시청에 주의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독일 나치와 동일하게 표현된 일본제국

독일에 나치가 있었다면, 일본에는 대본령이라는 기관이 존재했습니다. 대본령은 덴노를 허수아비로 세우고 수많은 악행을 인류사에 남겼는데요. 그들의 연결고리는 현재에도 많은 부분 왜곡되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를테면 작중에 등장하는 일본제국시절의 한반도에서 태어나서 자수성가한 사람과 적극적으로 마루타 실험을 포함한 일본제국 관료들의 이익을 위해서 헌신한 사람들 모두를 동일선상의 친일파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조선의 지주세력 뿐 아니라 다수의 노비들도 일본제국 시절에 출세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과 그들의 성향은 좌우가 없다는 진실이 왜곡되고 있으며 고종의 명령에 의해서 국가를 일본에 넘겼던 사람들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저는 한국역사를 살펴볼 때 한국인과 일본인의 관점이 아니라 당시, 이해관계가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외부인들의 시선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한국인과 일본인을 구별하지 않았으며, 국내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 조직들 중에서는 일본제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동했던 소련이나 프랑스 등의 세력도 존재했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대한민국의 건국이 아니라 한반도를 소련이나 프랑스로 만드는 것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일본제국이 영국의 자본 세력을 배신하면서 영국 자본 세력은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본을 대신 할 나라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이해관계와 대한민국을 건국하려고 헌신했던 유대인들, 일본 제국에 반대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과는 다르게 영국과 일본은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이유 때문에 마루타 실험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컨텐츠가 넷플릭스에 올라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본의 인체실험은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 충격적이겠지만, 특히 일본 사람들에게 충격적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인 반일 드라마는 아닙니다.

인류사에서는 기록되지 못하거나, 비밀리에 행했던 일들이 고대부터 현재까지 항상 존재했습니다. 역사는 패권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정확한 역사의 모든 것을 공개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역사기록은 오래전부터 제사장이나 왕족만의 전유물이었던 것입니다.

경성크리처는 판타지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일본사람들이 애니메이션에서 은근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려는 것처럼, 경성크리처에도 중요한 관점들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평범한 일본인들은 대본령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점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계급이 높은 일본 여성을 조선 출신 친일파로 추측되는 인물(다른 캐릭터와 다르게 한국말을 어눌하게 표현하지 않았으며, 한옥에 거주합니다.)과 결혼시켜서 감시역으로 붙여놨다는 묘사도 흥미롭습니다.

 

특히 작중 해체신서(해부학 자료)를 그림으로 그리는 가난한 화가 사치모토에 관한 이야기는 평범한 일본인들도 대본령의 지배하에서 조선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인이 조선인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을 넓게 퍼트려서 일본인을 이용해서 조선인을 견제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조선인이나 일본인이나 대본령이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 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정교하게 갈등을 이용해서 이익을 챙긴 것입니다.

731부대를 모르는 외국인들

아마도 일본제국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731부대와 한국인을 별개로 만들고 싶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 기회에 일본 제국은 나쁜 것이니까 한반도의 적화를 시도했던 침략자들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는 시도가 존재 할지도 모를 것입니다. 일본 제국 시절에 남한지역보다 북한지역이 더 발전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느 지역에 더 많은 친일파 잔존 세력이 존재했을 것인지는 예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경성크리처가 외국인들에게 일본제국과 독일제국의 만행이 동일선상에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 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역사는 승자가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패배해서 악행이 드러난 것일 뿐이지, 패권국가 중에서 악행을 저지르지 않는 나라는 없다는 주장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도 패권국가가 된다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불쌍한 사람들을 전시해서 받은 기부금을 챙기거나 약한 마음을 파고들어서 돈을 뜯는 악습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제국의 뿌리 깊은 생명 천시 사상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경성크리처는 반일적 사고방식이라는 관점보다는 반일본제국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일본제국의 피해자 집단입니다. 다만 한국과 일본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갈등은 여전히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이유로 일본에서도 일본제국 시절의 조선과 관련된 작품을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당시 한반도 사람들은 동족을 팔고 사는 일에 큰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 폭력적인 대우를 받은 조선사람들이 어떻게 일본제국과 연결되는지를 자세하게 묘사한 작품을 일본에서 만든다면 여러모로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