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tech/게임 ・2023. 2. 18.

로스트아크 볼다이크 역사, 현자들이 가디언과의 전쟁을 준비하게 된 이유

볼다이크 콘텐츠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든지 그 게임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먼저 확인해 보는 습관이 있는데요. 게임은 거대한 종합 콘텐츠여서 게임 스토리가 게임에 의미 있게 녹아 있는지가 중요해서 그렇습니다.

 

로스트아크 세계관도 흥미로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지금의 볼다이크로 연결되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래전 아크라시아를 거의 통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세력을 위시했던 인간들의 나라 세이크리아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습니다.

 

나약했던 인간에게 온 기회, 대주교의 국가 세이크리아

질서의 최고신 루페온은 자신이 만든 일곱 신들에게 아크라시아에서 새로운 종족을 창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때 창조된 라제니스, 실린, 우마르, 거인족, 할족, 타베르, 요즈, 포시타, 인간은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은 아니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강한 존재는 라제니스와 할족이었으며 실린, 요즈 등의 종족들도 나름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종족들과 다르게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선택받은 종족 라제니스

일곱신이 만든 새로운 종족들 사이에서 발생한 최초의 대규모 전쟁은 라제니스와 할족의 전쟁이었습니다. 불의 신 안타레스를 속여서 그의 아크를 손에 넣은 할족은 차원을 넘나드는 그들 능력으로 루페온이 모든 종족을 질서의 새장에 가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신은 애초부터 우릴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할족은 모든 아크를 모아서 루페온의 지배에서 해방되기를 원했지만 루페온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던 라제니스 라우리엘에 의해서 좌절됩니다. 라우리엘이 모든 아크를 루페온에게 넘겨주었으며 루페온은 할족을 '소멸' 시킵니다. 하지만 인게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토대로 생각해 보면 모든 할족이 소멸된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라우리엘은 엘가시아 스토리에서 할족의 뜻을 늦게나마 이해하고 스스로를 희생해서 결정된 운명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전쟁을 목격한 아크라시아의 강력한 존재였던 '실린'은 로헨델에서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크라시아에서 인간에게 기회가 찾아온 순간이었습니다.

루페온을 주신으로 믿었던 인간들은 신이 아크라시아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대주교의 국가 '세이크리아'를 만들어냅니다. 인간들은 종교를 이용해서 아크라시아의 여러 종족들을 통치하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들도 결국 아크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며 루페온 보다도 먼저 존재했던 '태초의 빛 아크'에 강한 욕심을 가지게 됩니다.

 

세이크리아는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아크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결국 로헨델의 아제나와 충돌했으며 실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던 인간들은 실린의 나라 '로헨델'을 선제 공격합니다. 인간은 실린의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이 전쟁을 '포튼쿨' 전쟁이라고 합니다. 강력한 실린의 힘에 충격을 받은 세이크리아의 대주교 테르메르 3세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크의 힘을 개방하려고 했습니다.

파괴되는 세이크리아의 수도 라사모아

가디언들이 포튼쿨 전쟁의 여파로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크의 힘으로 탄생한 그들의 목적은 오직 아크라시아를 지키는 것뿐이었습니다. 가디언의 수장 에버그레이스는 세이크리아의 수도 라사모아를 파괴하고 테르메르 3세를 죽인 후 루페온 신전으로 아크를 가져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간들이 가디언에 의해서 사망했으며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인간들 중 일부는 그들을 구해주지 않은 '루페온'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게 됐습니다.

 

세이크리아를 떠난 인간들

스스로 진화해서 강한 종족으로 거듭나야 된다고 믿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후에 아르데타인에 정착해서 '케나인'이 됩니다. 헌터 직업이 바로 그들입니다. 세상 만물에 '황금의 길'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자들도 있었습니다. '황금의 길'을 이해하고 재구축하는 것을 연금술이라고 하는데요. 연금술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언젠가 다시 오게 될 가디언들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자들이 '현자' 들입니다.

 

현자들은 나약한 인간이 스스로 강해 질 수는 없지만 연금술의 도움을 받는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현자들은 수백 년 동안 연금술의 지식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었기 때문에 인간들 중에서 현자들을 선발해서 가르치면서 지식의 대를 이어왔습니다.

 

운명의 빛, 로스트아크

모험가가 볼다이크를 찾아온 이유는 로스트아크의 위치를 알기 위함이었습니다. 로스트아크가 쿠르잔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쿠르잔은 세이크리아가 아크를 훔치는 과정에서 화산이 분화한 지역입니다. 아크를 훔치면서 수많은 성기사들이 죽었기 때문에, 성기사들의 무덤이라고도 합니다. 안타레스산에서 흘러내려오는 용암으로 인해서 대부분의 종족들은 쿠르잔에서 살아갈 수가 없지만 모든 종족들에게 버림받은 소수의 데런들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페이튼과는 완전히 다르게 다른 모든 종족들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쿠르잔의 안타레스 화산에는 카제로스의 육신도 봉인되어 있습니다. 카제로스 레이드의 주요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붉은 달이 뜨면 군단장을 포함해서 모든 악마 군단들이 더 강해진다는 묘사도 있는 만큼 현재의 군단장 레이드가 업그레이드되는 연출이 있을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마인과 쿠크세이튼은 카제로스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만큼 로스트아크는 앞으로의 스토리도 여전히 기대가 되는 게임입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스토리에서 가장 처음 나오는 '여명의 시대'를 읽어보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우선 태초의 빛 아크는 루페온이 있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것이었으며, 질서의 신 루페온 전의 세계는 '혼돈'이었다는 묘사에서, 이그하람이 루페온보다 우선적으로 존재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루페온은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아크의 힘으로 창조를 거듭했다는 것입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탄생과 죽음이 반복된 끝에 응축된 생명의 힘은 스스로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별 아크라시아를 탄생시켰다.'라는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가 있듯이, 아크의 힘으로 만들어진 아크라시아 스스로가 생명을 만들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신을 경배하는 종족들

'일곱 신과 종족의 탄생' 편을 살펴보면, 아크라시아에서 원래부터 누군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강조됩니다. 일곱 신이 종족을 만들어내기 이전에 루페온은 아크라시아에 본래부터 살던 자들에게 아크의 힘을 나눠줬습니다. 하지만 아크라시아에 살던 자들은 루페온의 질서에 대항하였습니다. 그 후에 새로운 종족을 창조했으며 어떤 종족도 신의 권위에 대항하지 않았다는 묘사를 통해서, 그 이전에 살던 자들의 운명은 할족과 같은 소멸 혹은 추방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해진 운명을 살아가는 아크라시아 종족

루페온이 아크에 의해서 탄생한 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은 '어쌔신크리드'라고 하는 게임에서 선대 초월자 이수족이 남겼던 에덴의 조각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로스트아크에 의해서 완성된 아크는 '어쌔신크리드'의 '선악과' 콘셉트와 닮아 있습니다. '선악과'는 만들어진 인간들을 컨트롤하는 기계장치였습니다. 만약 이와 유사한 설정을 공유한다면, '오류섬'에서 봤던 아크라시아가 프로그램으로 되어 있다는 설정은 재미로 만든 외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로스트아크가 다른 게임을 모방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러한 설정은 오래전부터 구전되는 별자리 신화나 수많은 전설 속에 녹아 있습니다. 특히 노동력이 필요해서 인간을 창조했다는 설정은 수메르 신화의 아눈나키 전설에서도 묘사되고 있습니다.

심연 속에 잠든 혼돈이 다시금 눈을 뜰 때

'최초의 전쟁 그리고 가디언의 탄생' 편에서 최초의 전쟁에 대한 묘사를 살펴보면 '태초부터 존재한 자들'이라는 특별한 부류의 존재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페트라니아에서 자라난 어둠의 생명체와 별개의 존재로서 묘사하는데요. 결국 이들이 누구인지가 중요합니다.

사자의 심장에서 마침내 모든 것이 시작되리라.

'태초의 빛 아크'와 '태초부터 존재한 자들'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를 앞으로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로스트아크에 등장하는 '루페온'은 이름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태초부터 존재한 자들 사이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고 그들의 영웅이 루페온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로스트아크의 세계는 어떤 주기로 윤회하며 새로운 시대의 '메시아'가 아크의 힘을 부여받아서 루페온의 이름을 가져가는 것이 아닐지 추측하고 있습니다.